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우선 방정식이나 도형 문제를 풀어보자(love letter 107)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1. 17. 10:02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 저녁에 퇴근해서 많이 활발해진 니 모습에 다시 우리집에는 웃음 꽃이 피었구나

우리딸 주먹도 꽤 강하던데 내년 쯤 되면 아빠가 견딜 수 없겠구나.

아빠도 봄부터는 열심히 운동해서 더 튼튼해 져야겠다

그리고 너하고 도복 입고 호구 차고 겨루기해서 아직은 아빠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마

 

사랑하는 홍비야 !

어제 너와의 대화에서 너는 이제 또 완치되어서 학교에 돌아갈 걱정을 하고 있구나

아마 올 2학기에는 정든 교실과 친구들이 있는 학교로 다시 복귀할 수 있겠지?

니가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과 걱정을 아빠도 같이 동감하고 있단다

그동안 신경 쓰지 못한 공부 걱정도 되고 다시 예전의 성적으로 따라 가자니 생활 패턴이 바뀌어서 적응에 많이 힘들 것이란다

그리고 항암치료로 인해 기억력과 집중력도 많이 떨어졌다고 아빠에게 말했잖니

이 부분은 항암치료가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 그러한 부작용도 서서히 없어질 것이란다

 

보통 골절이나 큰 외상을 당한 환자는 어느 정도 본 치료가 끝나면 재활치료라는 것을 한단다

재활치료는 물리치료와 운동치료 및 때에 따라서는 상담 등으로 몸과 마음을 풀어 주는 것이란다

이 재활치료는 본 치료 후 환자가 생의 터전으로 복귀할 때 적응력을 높여 주고 부작용을 들어 주는 중요한 치료란다

  

그래서 아빠가 한가지 제안을 하마. 한번 생각해 보자

요즘 홍비가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하니까 수학문제를 조금씩 풀어 보는 것은 어떻니? 방정식 문제는 논리적으로 정리하며 풀어야 하기 때문에 정리하고 논리적 사고에 도움이 될 것이란다.

그리고 도형과 관련된 문제 삼각형의 합동, 내심, 외심 그리고 엇각, 나란히 각등의 각도 문제는 집중력을 기르는 것에 도움을 줄 것이란다

하나 더 욕심을 부리자면 우리 다 나으면 해외여행 가기로 했잖니?

그러니 너무 어려운 영어 문장보다는 지금부터 간단한 영어 회화를 익히도록 해봐. 여행에도 도움이 되고 나중에 학교에 갔을 때 어차피 해야 되는 공부니까 1석 2조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랑하는 홍비야 !

Hodgkin 림프종은 처음부터 완치를 목표 치료하기 때문에 이제 우리의 2차 생활 치료도 제자리 돌아가기를 목표로 해야겠지

 

여기서 아빠가 제안 합니다.

우선 방정식이나 도형 문제를 풀어보자.

그렇다고 아빠가 열심히 공부하라고 부담 주는 것은 아니니까 하루에 2~3문제씩 목표를 잡고 하면 좋을 것 같다.

 

한가지 더 추천하자면 TV 시청시간을 줄이고 책을 보도록 해라. TV는 영상으로 우리 눈에 보이기 때문에 상상력이나 사고에는 방해가 된단다. 오죽하면 TV를 바보 상자라고 하겠니?

책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생각하고 걸어가는 길이 내 머리 속에 그려진단다.

 

지금 홍비가 느끼는 우려와 항암 부작용이라고 하는 기억력과 집중력 문제는 어쩌면 생활의 부작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단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니가 제자리로 돌아가면 모든 것도 예전처럼 자기 자리로 돌아올 것이란다

 

혼자서 하는 고민은 고민만 키우니까 아빠나 엄마한테 항상 의논하도록 하거라.

여럿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면 반드시 해답은 있단다

 

그리고 아빠가 아는 딸은 충분히 잘할 수 있는 그런 아이란다

사랑으로 아빠가 너를 보고, 사랑으로 아빠가 너를 지켜주고, 사랑으로 아빠가 너의 곁에서 응원할게.

  

우리딸 힘내고 걱정은 저 멀리 뻥 차버리자 !

  

홍바, 화이팅 !

 

사랑해 홍비~      

 

 

2013년 1월 17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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