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오늘은 입춘(立春)으로 비가 내리는 구나
입춘(立春)은 1년을 24절기로 나눈 것 중에서 봄이 온다는 절기란다
계절상 2월 초는 겨울이지만 지금 내리는 비는 봄의 씨앗이 싹트기 위한 하늘의 빗물이란다
천지는 항상 그 때가 되어서 부랴부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여서 그 시간에 맞추어 한치 어긋남도 없이 돌아가고 일초의 게으름이나 쉼도 없이 운행하는 법이란다
사랑하는 홍비야 !
우리 사회의 시작은 농경 사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단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잘 알아야 한단다. 농사란 것이 계절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에 씨 뿌리기 좋은 날, 그리고 수확을 하기에 좋은 시기를 아는 것은 필수이고 이러한 필요에 의해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5° 간격으로 절기를 나눈 것이 24절기란다
우리나라는 1년에 4계절이 있기에 각 계절별로는 6개의 절기가 있단다
24절기 모두를 오늘 설명했다가는 아마 니가 내일 아침에 당장 아빠에게 이런 편지를 쓰겠지?
사랑하는 아빠에게
이제 저를 위해 쓰시는 Love Letter는 그만 주셔도 됩니다
그동안 너무 고마웠습니다
홍비 올림
그래서 봄의 절기 6개만 소개하마. 이것은 이해해주리라 본다
봄의 절기에 해당되는 것은 입춘(立春), 우수(雨水), 경칩(驚蟄), 춘분(春分), 청명(淸明), 곡우(穀雨) 란다
봄을 부르는 절기 입춘(立春)은 양력으로 2월 4일이란다.
입춘은 대한과 우수 사이에 있는 절기로 이 날이 오면 사람들은 대문에다가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 라는 글을 써 붙인단다
저녁에 퇴근하면 우리집 현관문에 아빠도 폼나게 써 붙여야겠다.
홍비 아빠 옆에서 먹 갈아 줘야 한다.
옛날 중국에서는 입춘 추위 속에 움트는 봄의 소리를 세 가지의 움직임으로 설명하였단다
첫째, 동풍이 붙어 언 땅을 녹인다.
둘째, 동면하던 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셋째, 물고기가 얼음 밑을 돌아다닌다고 했단다
꽃샘추위 속에 봄비가 내리는 절기 우수(雨水)는 달력상 2월 18일이구나
우수 때가 되면 날씨도 많이 풀리고 봄 기운이 돋고 초목의 싹이 튼단다.
우리 속담에 우수·경칩 지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하니 그만큼 봄에 다가 왔다는 이야기겠지
우수가 되면 눈이 비로 바뀌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따듯한 봄비가 내리기 때문에 농부들은 논밭에 있는 병충해 예방을 위해 예전에는 논두렁과 밭두렁 태우기를 해서 본격적인 농사준비를 했단다
지금은 산불 등의 위험 때문에 논두렁 태우는 모습을 볼 수는 없단다
경칩(驚蟄)은 잠자든 개구리가 깨어나는 절기로 3월 5일이란다
경칩은 글자 그대로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꿈틀거리는 것을 상징하며 이 날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해서 벽에 흙을 바르거나 담을 쌓는 일을 한단다.
경칩 때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흙벽을 바르는 지방도 있으며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물에 재를 타서 그 물을 그릇에 담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는 속설이 전하기도 한단다
또한 경칩날에 보리싹의 성장을 보아 그 해 농사를 예측 할 수 있다고 한단다.
춘분(春分)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로 올해는 3월 20일이구나
춘분점은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을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이며 춘분을 전후하여 철 이른 화초는 파종을 하며 아울러 화단의 흙을 일구어 얼마 남지 않은 식목일에 씨 뿌릴 준비를 한단다
춘분 즈음하여 농가에서는 농사 준비에 바쁘며 특히 농사의 시작인 논과 밭갈이를 잘 해야만 한해 동안 걱정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어왔단다
봄 일을 시작하는 인화의 날인 청명(淸明)은 4월 5일이란다
청명은 보통 한식 하루 전날이거나 한식과 같은 날이 되고 식목일과도 겹친단다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청명을 기해 봄 일을 시작하므로 이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청명은 글자 그대로 날씨가 맑고 밝은 날이라는 뜻인데, 청명 무렵이 되면 하늘이 차츰 맑고 밝아진단다
또한 한식과도 겹치기 때문에 한식날에는 겨우내 보살피지 못한 조상의 묘소를 돌보는 날이기도 한단다
한식날은 찬밥을 먹는 풍속이 있는데 이것은 중국의 문공이 개자추를 산에서 나오게 하기 위하여 불을 질렀지만 개자추가 끝내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고 말았던 일을 후회하기 위한 풍속에서 내려오는 풍습이란다
이제 볍씨를 담그는 날 곡우(穀雨)가 남았구나.
곡우는 4월 20일이란다
본격적인 농경을 하는 때로 곡우 때쯤이면 봄비가 잘 내리고 백곡이 윤택해진다고 한단다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즉, 그 해 농사를 망친다는 말이 있고 옛날에는 곡우 무렵이면 농가에서는 못자리를 하기 위해 볍씨를 담갔는데, 이 때 볍씨를 담가 두었던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며 밖에서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았다고 한단다
녹차 중에서고 상품으로 치는 우전(雨前)은 바로 곡우 전에 생산된 차를 말하니 상식으로 알아두도록 하렴
사랑하는 홍비야 !
절기에 대한 공부 어떠했니? 머리가 아픈 것은 아니겠지?
자연은 그 시기에 따라서 초목이 싹트고 자라고 또 수확의 계절을 맞는단다.
너도 입춘을 맞아 이제 좋은 소식, 기쁜 소식을 얻게 될 것이 분명하고 이번 마지막 남은 치료도 잘 받아서 우수 경에는 봄비에 아픈 병도 다 씻겨 내려 꼭 완치 판정을 받을 것이 분명하단다.
봄 소식과 함께 너에 관한 기쁜 소식도 함께 연락 올 것이니 우리 오늘도 또 웃고 미소 짓자.
홍비야 !
아빠가 많이 고맙고도 미안하구나.
사랑해~ 홍비
홍바 ~ 화이팅 !
2013년 2월 4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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