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또한 지나가리라(love letter 141)

사랑하는 딸에게

 

어제는 네 방을 새로 단장하기 위해 청소도 하고 오빠 책상도 다시 거실로 빼고 고생 많았단다

이번 주말까지는 저녁에 아빠가 퇴근해서 조금씩 정리할테니 너는 너무 무리하지 말도록 하거라

그리고 너만의 공간을 위해서 함께 사용한 공부방을 양보한 오빠에게도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필수겠지?

무엇보다도 네가 건강하고 새 학기를 맞이하여 공부도 예전처럼 잘하게 되면 오빠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란다

 

며칠 전 엄마랑 데이트에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글귀와 관련된 이야기를 너에게 소개하마

 

사랑하는 홍비야 !  

이 문구와 관련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중에 솔로몬왕의 반지에 얽힌 이야기를 알려주마

 

고대 이스라엘에는 우리가 지혜의 왕으로 알고 있는 솔로몬 왕이 있었단다

솔로몬 왕은 '베나이아 벤 에호야다'를 자신의 최측근으로 임명하였고 많은 부분을 베나이아에게 의논하고 의지했단다. 그 결과 베나이아는 항상 우쭐하여 만나는 사람마다 솔로몬이 자신을 신뢰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아니면 이스라엘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하곤 했단다.

드디어 사람들은 “베나이아가 맛이 갔군”하며 수군거리는 상황까지 되었단다.

 

이 사실을 안 솔로몬은 베나이아에게 경고를 주어야겠다고 결심했고 여러 대신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이런 대화를 했단다

“베나이아 ! 부탁이 하나있어.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제게 말씀하십시오. 그것이 세상에 있다면 꼭 찾아와 폐하께 드리겠습니다.”

“세상에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마술 반지가 있다고 들었다. 그 반지는 슬픈 사람을 기쁘게 하기도 하고 기쁜 사람을 슬프게 하기도 하는 반지라고 알고 있다.”

“만일 그런 반지가 있다면 당장 찾아 오겠습니다” 라고 베나이아는 왕에게 약속을 했단다

 

솔로몬 왕은 6개월의 시간을 주었고 베나이아는 이스라엘의 모든 상인들에게 마술 반지를 물었지만 모두 솔로몬 왕이 찾는 그런 반지는 본적이 없다고 말했단다

또한 항구에 들어오는 외국 선원과 상인들에게도 문의했지만 똑같은 대답을 듣게 된단다

 

어느 듯 약속한 6개월의 시간이 흘러서 약속한 날 아침이 되었단다

자신감을 잃은 베나이아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찾아 보기로 결심하고는 이른 아침 시장으로 갔단다.

베나이아는 마지막으로 반지를 진열하고 있는 한 소년과 할아버지에게 “값은 상관없어요. 솔로몬 왕이 슬픈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행복한 사람을 슬프게도 하는 반지를 찾고 있는데. 그런 반지를 본적 있습니까?”라고 묻자 이 할아버지가 아주 평범한 금반지 하나를 꺼내어 무엇인가를 반지 안에 새긴 후 반지를 베나니아에게 건네주었단다.

 

반지를 받아 노인이 새겨 넣은 문구를 읽은 베나이아의 얼굴은 당혹감에 휩싸이다가 뭔가를 깨달았는지 얼굴이 밝아졌단다

 

베나이아는 노인에게서 받은 반지를 솔로몬 왕에게 바쳤고 반지 안에는 이런 글이 새겨져 있었단다

히브리어 알파벳 g(gam), z(zeh), 그리고 y(yod) 이 세 글자는 ‘gam zeh yaavor(감 쩨 야아보르)’ 란 히브리 문장의 첫 글자들인데, 그 의미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의미란다

 

벌을 주지 않고도 스스로 깨닫게 만든 솔로몬 왕의 행동과 베나이아의 반성 그리고 노인의 지혜가 돋보이는 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또한 이 문구는 랜턴 윌슨 스미스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라는 시를 써서 현재의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문장으로 류시화의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도 소개된 글이란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랜턴 윌슨 스미스-

        

큰 슬픔이 거센 강물처럼
네 삶에 밀려와
마음의 평화를 산산조각내고
가장 소중한 것들을 네 눈에서 영원히 앗아갈 때면
네 가슴에 대고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끝없는 힘든 일들이
네 감사의 노래를 멈추게 하고
기도 하기에도 너무 지칠 때면
이 진실의 말로 하여금 네 마음에서
슬픔을 사라지게 하고
힘겨운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 나게 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너에게 미소 짓고
환희와 기쁨으로 가득 차

근심 걱정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적인 기쁨에 젖어 안식하지 않도록
이 말들을 깊이 생각하고 가슴에 품어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너의 진실한 노력이 명예와 영광
그리고  지상의 모든 귀한 것들을
네게 가져와 웃음을 선사할 때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일도

가장 웅대한 일도

지상에서 잠깐 스쳐 가는

한순간에 불과함을 기억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사랑하는 홍비야 !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 멋지지 않니?

우리 역시 힘든 시간들 보냈잖니

살다가 보면 기쁨도 있고 시련도 있을 것이란다

기쁨에 취해 자만에 가득 차고 교만해질 때나 시련에 허우적거려서 슬픔에 빠지고 우울해질 때나 언제나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일에는 유통기한이 반드시 있단다

그러니 앞으로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과 함께 자신을 뒤돌아보도록 하거라.

그러면 너의 삶이 외롭지 않을 것이란다.

 

오늘은 수요일이구나

아빠 일찍 퇴근해서 함께 너 방 정리하자

 

너에게 왔던 외롭고 힘든 시간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사랑해~ 홍비

알 러뷰~ 홍바~ 

 

 

2013년 2월 20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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