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환우 어떻게 부르는 것이 바른 표현일까요?
암 환자의 복지를 이야기하고 인권에 조금 관심이 생긴 이후 어느 때부터인가 무심결에 환우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글로 정리해 봤으면 합니다
'환자'의 사전적 의미는 '병이 들거나 다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으로 영어에는 'patient'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친근함을 강조하기 위해 '벗’이라는 의미의 한자어 우(友)를 넣어서 '환우'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합니다. 저 역시도 글을 쓸 때 '환자'대신 '환우'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철학적 사고나 깊은 잔고 없이 무심결에 어느 순간부터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일부에서는 '환우'라는 단어가 환자 당사자의 주체성이 결여된 단어라고 합니다.
며칠을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것은 1인칭 표현이 아닌 3인칭 단어로 다가 왔습니다.
'환우'라는 호칭은 친근감의 어감도 있지만 자칫 도움이나 동정이 필요한 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뭔가는 육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약한 존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픈 사람, 환자들에게서 자기 결정권은 중요합니다
특히 중증환자에 있어서는 최악의 순간 치료를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중단할지하는 판단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가족이나 부모라는 특수관계와 나의 체면때문에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주장하여서는 아픈 가족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주고 결국 본인이 생을 정리할 시간마저 빼앗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됩니다
그래서 환자, 환우 이런 용어 정의부터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느껴졌습니다
'환자'는 보편적 단어로 사용하고 '환우'라는 단어는 환자분들이 병원에서 함께 치료나 입원한 분들 부르는 용어로 사용하는 것이 어떨지 합니다
즉 우리가 일반적으로 호칭을 할 때는 '환자'라고 하고 '환자'분들 상호 교류에 있어서는 '환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 '환아'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주로 미취학 아동 환자나 초등학교 저 학년의 어린이 환자를 '아(兒)'를 사용하여 환아라고 합니다.
하지만 청소년 환자들은 환아라는 말을 들어면 웬지 어린아이 취급을 단하는 기분을 느낀다고 합니다.
병원의 의료진들도 호칭에 있어서 좀 난감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아기야" 하기도 그렇고 "누구누구씨" 하기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이름을 불러줍니다
하지만 이 계층을 지칭할 이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청소년인 경우에는 그냥 환아라고 부르는 것보다도 '청소년 환아'또는 '청소년 환자'라고 일반명사화하여 부르는 것이 어떨지 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선행해야 할 것은 바로 현재 치료를 받고 계신 분들의 자기 결정권입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께서는 '독사신론'에서 민족의 자주성을 이와 같은 글로 강조하셨습니다.
'조선에 부처가 들어오면 조선의 부처가 되지 못하고 부처의 조선이 되고,
조선에 공자가 들어오면 조선을 위한 공자가 되지 못하고 공자의 조선이 되며,
조선에 야소가 들어오면 조선의 야소가 아니고 야소를 위한 조선이 되니,
이것도 정신이라면 정신인데 노예정신이라 할 것이다'
나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지? 한번 묻고 싶었습니다
과연 오늘날 많은 복지 정책과 의료 정책에서 환자는 신채호 선생이 말씀하신 '아(我)'인지 '비아(非我)'인지를 결정해야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결정이 나든지 분명 그분들은 나의 부모이고, 형제이고, 나의 사랑스러운 자녀 아니면 나 자신임을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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