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 자신 있습니까? ", " 네 "(love letter 154)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3. 5. 09:45

사랑하는 딸에게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바로 오늘이구나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얼었던 대동강 물이 풀린다고 하니 봉이 김선달이 살아 있었다면 오늘부터 물장사하기 쉬웠겠다

경칩과 관련된 풍속으로는 선농제, 둑제, 보리싹점, 개구리울음점 등이 있는데 이것들을 다 이야기했다가는 아빠가 love letter 집필자 자리에서 너한테 해고될 것 같아서 이 정도에서 참는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이따가 집에서 물어보도록 하렴.

보충학습은 서비스로 제공해줄게. ㅋㅋㅋ

 

결론적으로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이 소생하는 절기란다.

그러니 너도 오늘부터 운동 다닐 때 새로운 생명의 기운들을 가슴으로 듬뿍 받도록 하거라.

 

사랑하는 홍비야 !

오늘은 봉이 김선달에 관련된 대표적 이야기를 들려주마. 아마 너도 아는 이야기 일수도 있단다.

 

조선 후기의 가공의 풍자적인 인물로, 봉이 김선달에 관한 설화는 여러 야담집을 통하여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황성신문에도 기사로 나왔을 정도란다

시대적 배경은 조선후기 철종 때이며 주된 내용은 평양 출신의 김선달이 자신의 경륜을 펼치기 위하여 서울에 왔다가 서북인 차별 정책과 낮은 문벌 때문에 뜻을 얻지 못하여 탄식하던 중 세상을 휘젓고 다니며 권세 있는 양반, 부유한 상인, 위선적인 종교인들을 기지로 골탕을 먹이는 여러 일화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 속에서 김선달이 '봉이'라는 호를 얻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내력이 있단다.

김선달이 하루는 장 구경을 하러 갔다가 닭을 파는 가게 옆을 지나가게 되었단다. 마침 닭장 안에는 유달리 크고 모양이 좋은 닭 한 마리가 있어서 주인을 불러 그 닭이 ‘봉(鳳)’이 아니냐고 물었지.

김선달이 모자라는 체하고 계속 묻자 처음에는 아니라고 부정하던 닭 장수가 봉이라고 대답하였단다.

비싼 값을 주고 그 닭을 산 김선달은 고을 원님에게로 달려가 그것을 봉이라고 바치자, 화가 난 원님이 김선달의 볼기를 쳤단다.

김선달이 원님에게 자기는 닭 장수에게 속았을 뿐이라고 하자, 닭 장수를 대령시키라는 호령이 떨어졌고 그 결과 김선달은 닭 장수에게 닭 값과 볼기 맞은 값으로 많은 배상을 받았단다.

닭 장수에게 닭을 ‘봉’이라 속여 이득을 보았다 하여 그 뒤 봉이 김선달이라 불리게 되었단다.

닭 장수에게 닭을 속인 김선달이 너무 우끼지 않니?

지금으로 치면 아마 자해공갈단의 시조일 것이란다.

 

이제는 단국이래 대한민국 역사 상 최고의 사기꾼 봉이 김선달이 어떻게 대동강 뭉을 팔아 먹었는지 알아보자.

어느 날 김선달이 대동강가 나룻터에서 물을 긷는 물장수들에게 술을 한잔씩 사면서 내일부터 물을 지고 갈 때마다 내게 한 닢씩 던져달라는 부탁하고는 던져줄 돈도 미리 물장수들에게 주었단다.

다음날 의관을 정제하고 평양성 동문을 지나는 길목에서 앉아서 물장수들이 던져주는 엽전을 받았단다.

이 광경을 모든 사람들이 수군대며 보았고 돈을 내지 못한 물장수는 김선달이 호되게 야단도 쳤단다

이런 장면을 만든 이유는 평양에 온 한양 상인들이 대동강 물을 긷기 위해선 김선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위해서란다

드디어 한양상인들이 김선달을 주막으로 꼬셔 돈을 줄테니 물세를 면해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르고 김선달은 천연덕한 표정으로 조상 대대로 내려온 물이라 못 팔겠다고 버티다가 한양 상인들에게 경쟁을 붙어 결국 4천냥이란 거금을 받고 대동강 물을 양도하게 된단다

그 다음에 전개될 일은 뻔하겠지

물장수들은 한양 상인들을 미친놈이라고 욕을 했을 것이고 이미 김선달은 4천냥을 가지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ㅋㅋㅋ

 

사랑하는 홍비야 !

우리가 살면서 부당 이익을 보려고 하면 지혜의 눈이 흐려져서는 결국 손해를 본단다

그러기에 오래 사신 노인들이나 성현들은 항상 정당하게 살고 정당한 값을 치루라고 하는 것이란다

마찬가지로 너가 아플 때 아빠가 진귀한 약재를 찾고 기묘한 치료 방법에 한 눈 팔지 않는 것 역시 똑같은 이유란다.

이제 우리도 운동, 생활습관등 기본을 잘 살펴서 꼭 건강한 홍바가 되자

처음에 항암하기 전, 우리 이렇게 다짐했잖니?

아빠, " 자신 있습니까? ", " 네 "

홍바, " 자신 있습니까? ", " 네 "

 

오늘 이 다짐 다시 한번 할까 ?

 " 자신 있습니까? ", " 네 "

 

고마워 홍바 ! 그리고 사랑해~  

  

 

2013년 3월 5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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