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너의 건강이 회복되면 언젠가 꼭 한번 아빠가 함께 여행가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차일피일 기회를 보다가 오늘 드디어 가게 되는구나
처음 계획은 김제에 있는 금산사(金山寺)와 귀신사(歸信寺)를 갔다가 변산에서 하루를 머물고 남도 바다를 낀 1박 2일 일정으로 집에 돌아오려고 하였지만 아직은 무리인 것 같아서 짧은 하루 코스로 다녀왔단다.
처음 가본 금산사 어떻니? 사실 아빠도 이번이 처음이란다
금산사(金山寺) 입구에서 만난 일주문(一柱門) !
일주문은 산사에 들어 가는 산문으로 첫번째 출입문이란다.
보통 건물을 지울 때는 기둥이 넷인데 일주문은 곧게 뻗은 기둥 두개 위에 지붕이 얻혀 있는 형상이란다.
일주문의 기둥을 땅에 묻지 않고 초석 위에 올려 놓는 구조로 균형이 잘 맞추어져 어떤 경우에도 넘어진 적이 없다고하며 이 때문에 서양의 건축학자들이 우리 사찰 건축양식 가운데 가장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일주문이란다.
일주문에서 두 개의 기둥을 일렬로 세운 것은 일심(一心), 즉 한마음으로 부처의 진리의 세계를 향해 가라는 의미란다.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는 금강문(金剛門) !
일주문을 지나서 조금 시간이 흐른 뒤 만난 두번째 문인 금강문(金剛門)도 참 특색이 있구나.
금강문은 보통 큰 규모의 절이 아니고는 보기 힘들며 사찰 입구에 있는 일주문 다음에 배치되는 문으로 사찰의 대문 역할을 한단다.
흔히 인왕상이라 불리는 두 명의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어 인왕문이라고도 한단다.
사천왕이 병장기를 들고 지키는 천왕문(天王門) !
무시무시한 사천왕들이 큰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는 문으로 너도 기억나자 ?
전생에 업(業)을 많이 지은 사람은 천왕문을 통과할 때는 자신도 모르는 무서움에 뜰려서 문을 지나가기가 무척이나 힘들다고 하는구나. 우리는 그래도 웃으면서 지나왔지
사천왕은 고대 인도종교에서 숭앙하였던 귀신들의 왕이었으나 석가모니불에게 귀의하여 부처와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사랑하는 홍비야 !
보통 사찰의 삼문이라 하면 일주문(一柱門), 천왕문(天王門), 불이문(不二門)을 말한단다
불이문은 사찰에 있는 여러 문 중에서 본당에 들어가는 마지막 문으로 한자 '불이(不二)'가 뜻하는 그대로 '둘이 아니다'는 뜻으로, 진리는 곧 하나임을 의미하는 문이란다
그러면 금산사에서 불이문은 어디에 있었을까 ?
우리가 금산사를 돌아 나올 때쯤 템플스테이라고 팻말 붙여 놓은 작은 문 기억나니? 그 문이 바로 불이문이란다.
보통 불이문은 본당 앞에 배치하는데 왜 금산사의 불이문은 본당이 앞이 아닌 곳일까 아빠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문을 미륵전과 마주보고 있었단다. 그 만큼 금산사는 미륵신앙과 깊은 인연을 가진 사찰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다음에 좀 더 공부해서 알려주마
오늘 여행하면서 많은 이야기들 들려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너무 딱딱해질 것 같아서 다녀온 후에야 이렇게 적게 된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아빠는 금산사 가는 길목에 들른 귀신사(歸信寺)도 좋았고 금평저수지의 산책로도 좋았단다.
고속도로에서 보았지만 멀리서 보이는 마이산도 참 신기하구나.
다음에 꼭 한번 다시 이곳으로 여행오자. 그때는 변산에도 들려서 바다도 보고 낙조도 구경하고 불꽃놀이도 해보고 싶단다.
하루만에 먼 여행 다녀온다고 많이 피곤할테니 간단히 씻고 바로 자도록 하거라
금산사와 진표율사 얘기는 아빠가 내일 본격적으로 들려주마.
오늘밤 잘자 !
사랑해~ 홍비
2013년 3월 16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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