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홍바라기의 love letter

2013년 봄은 아빠와 딸에게 참 바쁜 시작의 계절일 것 같구나(love letter 173)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3. 3. 24. 12:48

사랑하는 딸에게

 

항상 주중에는 주말이 되면 너랑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곳들이 많았는데 어느새 일요일의 해도 서산으로 넘어가고 아파트 가로등 빛이 어둠을 대신하고 있구나

낯에 어시장과 상남장을 다녀오는 거리에는 벚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단다

목련 또한 이제 절정기에 이르러서 꼭 며칠만 있으면 꽃이 질 것 같구나.

하얀 목련이 지면 참 슬픈데……. 그 중에도 봄비 맞아 떨어지는 목련 꽃잎이 아빠는 제일 슬픈 것 같아 ㅠ.ㅠ

아 !~ 아빠가 너무 감성에 젖어 들었구나.

하~, 하~, 하~ 웃자 ㅋㅋㅋ

 

사랑하는 홍비야 !

요즘 너도 많이 심심하지

아빠 역시 지금은 무엇을 그리고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조금 기로에 놓여 있단다. 처절한 전투 뒤에 오는 잠시간의 휴전이라 할까? 당장 초를 다투며 급하게 해야 될 일이 주어진 것보다 오랜 시간을 두고 해야 할 일이 놓여졌구나.

그래서 진도도 나가지 않고 생각에 생각을 할 뿐이란다

너 역시도 아빠와 비슷한 처지일 것이라 생각이 드는구나

치료받을 때는 그래도 조금씩 나아 지고 있는 희망과 어려운 치료를 어떻게 견디어 낼까? 또 2주마다 다가오는 치료기간을 지키기 위한 몸관리등으로 다른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바빴잖니 ?

하지만 이제는 학교로의 복귀를 앞에 두고 있구나.

이 일은 단순히 하루 이틀 공백기를 만회하는 문제만은 아니란다.

현재의 건강 상태와 컨디션을 포함한 몸과 마음의 모든 상태를 다 고려해야 하는 것이란다

 

아빠는 어제 꿈사랑학교의 상담선생님이 하신 말 중에 한가지가 기억에 떠오르는 구나

병원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첨단 의료기기를 들이려고 노력을 하면서 아픈 아이들의 심리와 상담에는 무관심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부족하다는 말이었단다 

 

아빠, 상담 선생님 이야기 하다 보니 너한테 하나 의논할 것 있단다

홍비야 !, 너도 이번에 PET-CT 검사하고 결과 보고 나서는 학교 복학 전에 상담 선생님이랑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렴

그동안 치료 받으면서 힘들었던 일, 서운했던 일, 치료 후에 느끼는 감정과 복학을 앞두고 있는 감정들에 대해서 아빠나 엄마에게도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이란다

그러니 엄마랑 의논해 보고 너만 괜찮다면 아빠는 니가 복학 전 상담을 받는 것이 도움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단다

 

사랑하는 홍비야 !

내일이면 아빠의 서명모집도 완료되는 날이란다

그리고 금주 목요일에는 치료 후 처음으로 하는 PET-CT 검사를 하는구나

2013년 봄은 아빠와 딸에게 참 바쁜 시작의 계절일 것 같구나

그래도 봄에 농부가 바쁘게 일한다면 여름에 무성한 농작물과 가을이 되어 풍성한 수확물을 얻어서 겨울을 풍요롭게 날수 있단다

홍바와 홍바라기, 바쁜 봄을 행복하게 맞이하자 ㅋㅋㅋ

 

아빠는 봄 햇살 맞으며 홍비랑 많이 걷고 싶은데 다음주에는 아빠에게 마니 마니 기회를 주세요

작고 귀여운 홍바 자전거도 데리고 봄나들이도 가자

 

사랑해 홍바 ~

      

  

2013년 3월 24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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