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란 녀석을 만나고, 특히 소아암이라는 생각지도 않고 원치 않든 녀석과의 조우는 나의 삶과 가치관을 송두리체 바꾸어 버렸습니다. 암은 분명 무서운 녀석이며 아직까지 현대의학에서 정복되지 않은 질병일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지갑을 완전히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좋은 사업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제가 소아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순간, 참 많은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됩니다.
암을 이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 암을 이겨냈지만 휴유장애를 안고 있는 아이 뿐만 아니라 치료 후 학교나 사회로의 복귀의 어려움과 가족 갈등과 해체, 몸의 병은 사라졌으나 심리적으로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함께 안고 가는 아이들…….
근래들어서 여러 문헌을 보면 소아암의 경우, 소아암을 극복한 아이들 뿐만아니라 그 형제자매와 가족들 역시 생존자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암에는 이렇다할 특효약은 없지만 분명 내가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는 만큼 성과는 있을 것이라 봅니다.
또한 나 자신이 나의 몸에 어떻게 암이 찾아 왔는지 곰곰히 생각해본다면 어느 정도 그 녀석이 찾아오게 된 길을 되짚어 추적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우리의 역사도 그러하듯이 객관적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인간의 의지와 신념, 사랑 앞에서는 때론 무릎을 꿇게 되고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불러 온 것 같습니다.
암은 언젠가는 정복될 질병임을 믿습니다.
이제는 암환자나 그 가족들의 의식이 많이 발전되었고 정보의 공유도 빠른 세상이되어서 제도권 치료에서는 '표준치료’라 부르는 항암, 수술, 방사선치료 외에도 삶의 질에 대한 부분까지 고려한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으로 많은 관심을 돌리는 실정입니다.
제가 소아암을 만나기까지의 과정과 이후의 걸어왔던 길들은 분명 나의 길이지만 또 비슷한 경우에 처한 많은 분들에게는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과정을 듬듬하게 글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제가 걸었던 길이 정답은 아니지만 분명 참조를 하시면 여러분은 여러분 나름의 길을 만들고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세상에는 대한민국의 소아암 아이들보다 더 한 고통과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과 아픔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아픔과 실정 해결도 급선무지만 이 또한 그 명을 받고 행동하시는 분들이 계시며 제가 생에서 받은 명(命)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암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고 소아암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안정적인 사회가 된다면 세상은 정의와 평화로움에 한결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며 언젠가 그 길의 끝은 한 곳에서 만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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