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생의 가운데에서 만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암환자와 그 가족의 선택]
Writted by 홍바라기
처음 '소아암 생의 한가운데서 만나다'는 글들을 작성하게 된 동기는 제가 걸어 온 길들을 나름 정리하고 이야기하면서 처음 암을 접한 많은 환우와 그 가족분들에게 나름 도움과 참고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여러 카페들을 보면 어김없이 한 두명의 자칭 암도사가 말하는 자신의 비법이 홍보되고 비밀리에 진행되어 여러 피해가 생기는 상황을 가끔은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암을 낫게 해준다는 암 특효상품으로 둔갑된 건강보조식품의 홍보 쪽지를 일주일에도 몇 통씩 받아서 스팸처리를 하는 실 정입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항상 암의 사멸에만 신경쓰고 최고의 결과만을 찾는데 급급하지 않았나 다시 한번 더 되집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어느 날부터 암과의 인연을 맺고 많은 암환우분들과 그 가족분들의 이야기를 여러 카페와 오프라인의 만남을 통해서 듣기도 하고 때로는 주제 넘게 사견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막 암을 판정 받은 본인과 가족들의 불안감, 병원 이야기, 치료의 예후, 부작용, 의료비 관련 사항, 식생활과 운동, 외로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사별 가족의 애환까지 보통 우리네 삶 속에서 긴 시간을 두고 경험해야할 것이 너무도 짧은 시간 동안 여기에서는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좀처럼 댓글이나 개인의 의견을 남기지 않는 부분은 여러 암전문가(암박사, 암도사)들의 대체 요법 관련 사항입니다.
우선은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가 이 부분에서 매우 신중한 사유는 바로 같은 암종과 병기라고 하여도 환자 개개인마다 그러한 대체요법이 실효성을 거두고 유효율을 가지는 것은 개인차가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는 무엇을 먹고 좋아졌다고 하지만 또 누구는 오히려 그것이 더 자신의 몸을 망치는 독이 되었다는 사연도 함께 있습니다. 과학과 통계가 발달된 현대사회에서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를 생각해보면서 저는 이런 나름의 답을 도출하였습니다.
첫째로는 인간의 몸을 소우주(小宇宙), 즉 우주의 축소판이라고 하듯이 인체의 신비는 아직 풀리지 않는 무궁무진한 미지의 세계입니다. 이 부분을 인체 해부도나 장기 몇몇의 이름을 알고 기능을 안다고 또 혈자리를 좀 안다고 결코 인체의 신비를 모두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
둘째로는 아직도 대부분의 암은 그 원인을 모르고 있습니다.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대책이라는 것은 결과적으로 영원히 불안전한 상태이며 지속적으로 변하는 상태입니다.
셋째로 같은 암에 걸렸다고 하여도 개개인에게 온 암의 사유는 그 사람의 수 만큼 분명 다양할 것입니다.
넷째로는 약이란 양날의 검과 같이 나의 몸에 이로운 점도 있지만 해로운 작용도 있습니다. 이것을 흔히 부작용 또는 약제의 독이라고 합니다.
암은 결코 쉽게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은 아닙니다.
그리고 암은 본인이 노력하지 않고 돈만으로 결코 치유될 수 있는 질병도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 많은 건강 보조 식품들이 마치 암을 치료하는 치료제처럼, 특효약인 것처럼 버젓이 음지에서 선전되고 암환자와 그 가족의 마음을 현혹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표준치료만 고집하는 찬양자도 아니고 대체 요법을 부정하는 주의도 아닙니다.
오히려 병원의 표준치료만을 믿고 있는 암환자나 그 가족에게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말처럼 꼭 자신의 몸에 맡는 여러가지 통합의학적 접근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렇지 않을때는 후회를 할 수도 있다는 쓴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제가 암환자들의 의료비 관련 서명운동을 하고 지금도 의료비 구조에서 3대 비급여인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에 관심을 가지고 다소 공격적인 의견을 개진하면서 나름 활동을 하는 이유도 재난적 의료비 지출로 인한 가계경제의 파탄을 막고 또 여기에서 보전된 돈은 암환우들이 개인적으로 통합 의학적 접근을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여유자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병원치료는 암세포에 대한 치료에 집중되어 있지 암환자의 관리에는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암환자 관리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선진국의 경우라고 하여도 유럽의 복지국가를 제외하고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며 이러한 부유한 국가의 암환자들 역시 자신의 몸 관리에는 철저합니다.
아주 위급한 상황을 나타낼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 말은 암 환자나 그 가족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을 할 때 흔히 사용합니다. 그리고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기에 놓인 암환자의 경우에는 어쩌면 소비자이지만 칼자루를 쥐지 못하고 맨손으로 칼날 만을 쥐고 서서히 따라가는 약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심리와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아주 극소수이지만 일부에서는 마치 보이스 피싱처럼 일대일로 접촉하여 피해를 받는 환자와 그 가족의 사연을 접할 때 참 안타깝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이 순간 정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선택을 해야한다면 꼭 한번 더 다음 사항을 체크하시고 나서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반응이 좋았다는 사연만 듣지 말고 항상 부작용에 대한 글과 경험도 경청하십시오.
또한 현실적으로 내가 감당할 수 있고 이해가 가는 금액인지를 따져 보십시오.
마지막으로는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숨겨진 비법이나 처방을 공개하지 않고 결론은 자신만이 낮게 해줄 수 있다는 판매자는 결국 장사꾼입니다. 그렇기에 이런 경우 저는 그 분의 실력을 떠나서 암환자를 위한 진실된 마음보다는 개인의 사욕과 생계수단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산 김일훈 선생님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는 의견들이 있지만 제가 그 분을 존경하는 것은 그분의 마음과 진실됨입니다. 또한 인산 선생님께서는 많은 환자들에게 처방전을 써 주시고 자신만의 의학세계를 책으로도 출간하시어 공개를 하셨다는 점입니다.
氣치료 부분도 마찬가지인데 환자 본인은 어떤 노력도 없이 기공사나 도사의 도력으로 암을 낫게 해준다고 한다면 그 분은 신(神)이 아니면 사기꾼 중 하나일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태권도나 검도를 배우기 위해 도장에 방문을 하였는데 관장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하는 시범을 보고 나서 그 기를 당신에게 넣어주면 당신은 절세 고수가 됩니다. 그러니 일반 사람이 고수가 되기까지 회비를 일시불로 지금 주세요."
그러면 아마 여러분은 당장 "미친 놈~"하면서 그 도장을 나올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민간요법, 대체의학등의 선택과 접근을 할 때는 반드시 그 칼자루는 여러분이 쥐시기 바라며 절대 칼날을 잡고 위험하게 따라가는 우(愚)를 범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인산 김일훈 선생님과 장기려 박사님 이야기를 남깁니다.
인산 김일훈 선생님은 인산죽염으로 다들 아시는 유명한 분으로 타계하실 때까지 평생, 경제적인 이익을 바라지 않고 환자를 치료하여 주셨다고 합니다. 또한 그 분은 현대의학에서 불치병으로 판명받은 많은 환자들을 살려내어 제도권 의학계를 놀라게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론을 집대성한 신약(神藥)을 비롯하여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시어 비방과 비법으로만 묻혀질 인산의 의술 세계를 후대에서도 이용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공개하신 분입니다.
20년도 훨씬 지난 이야기인데 그때 저에게 아주 친한 선배의 아버님께서 암으로 이제 더 이상 병원치료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때 선배들이 지금의 암환우 가족처럼 백방으로 알아보고 온갖 비법도 찾아서 시행하고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찾아낸 것이 바로 인산 선생님의 오핵단이었습니다.
선배들 몇 명이서 다짜고짜 인산 선생님을 찾아가서 오핵단을 달라고 매달렸지만 인산 선생님은 남은 오핵단이 없다는 말씀과 이미 자연의 오염으로 책에서 밝힌 약효를 가진 오핵단이 다시 만들어지기는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고신대 복음병원을 창설하신 장기려 박사님은 한국의 슈바이쳐로 불리는 분입니다.
장기려 박사님이 의사가 된 동기를 <의사를 한 번도 못 보고 죽어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뒷산 바윗돌처럼 항상 서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라고 밝혀셨습니다.
그 분의 생전 일화 중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가난한 환자분이 병원에 찾아 왔는데 진찰을 하시고는 이런 처방전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 환자에게 닭 두마리 값을 내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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