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관련 글 모음/대체보완의학

[스크랩] 암중모색(9) : 등잔 밑이 어둡다

홍바라기의 love lettet 2015. 8. 5. 17:52

(제 아이는..... 뇌종양수술 - 방사선치료 거부 - A 치유센터 - 재발- 재수술 -

방사선 치료 - 약물치료(항암제)거부 - B 치유원 - 뇌종양 소멸 판정 -

현재 마무리 자연요법치유 중.....에 있습니다)

 

아이의 뇌종양 발견 이후의 숨가빴던 시간이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 갔다.

수술후 붓기 빠지는데 3주 대기, 메이저병원으로 이송하여 재진 2주 소요,

A자연치유센터에서 7주 생활, 뼈 봉합 위해 MRI 촬영결과 종양 커져서 재수술...

 

애당초의 병원 스케줄은 뼈 봉합하려면 수술 후 3~4주 걸린다고 하기에

기다리는 그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빨리 자연요법을 시행하고 싶기도 해서

뼈 봉합도 하지 않은채로 A자연치유센터로 서둘러 내려갔었다.

 

그런데 이런저런 사유로 3~4주가 두달로 기간이 늘어났고

수술했던 병원으로 뼈 봉합하러 갔더니 그새 종양이 1.8cm 커져 있었다

수술 후 두달 경과됐으면 으례 그 만큼 커진다는 말도 들었고

괜히 자연치유니 뭐니 엉뚱한 짓 해서 종양이 커진 거라는 말도 들었다

 

별별 생각과 숱한 반성이 후회와 함께 나를 초죽음으로 밀어 넣었다.

-첫 수술 후 뼈라도 봉합하고 나서 자연치유센터로 내려갔더라면...

-아니, 첫 수술 후 뼈 봉합하고 병원에서 경과만이라도 지켜 본 뒤 치유센터 갔더라면...

-뼈 봉합 한 뒤 의사 말대로 방사선과 항암치료를 병행했더라면...

-그 자연치유센터 말고 다른 곳을 좀 더 알아보고 선택했더라면...

치-유기간동안 이런 약 혹은 저런 식품을 더 먹였더라면...생각은 꼬리를 물었다.

 

의사가 말하길 어차피 뼈 봉합은 해야 하는 거고

이참에 종양 제거수술을 다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를 했다.

처음 수술이야 갑작스런 뇌출혈로 선택의 여지가 없이 결정했지만

그간의 짧은 간병인 경험을 통해 수술 부작용의 무서움을 실감했다.

 

뇌종양 제거를 성공리에 한다 해도 뇌의 다른 부분을 건드리는 바람에

언어장애, 행동장애, 반신불수등을 겪는 아이들을 제법 많이 보기도 했고

또 그 부모들과 휴게실에서 만나 치료가 어떠니, 받느니 마느니 얘기도 많이 나눴기에

재수술을 결정하기 까지에는 실로 엄청난 갈등과 후회를 겪어야만 했다.

 

내 불찰로 아이에게 두 번이나 수술받게 한다는 죄책감에 마음 무거웠는데

의사는 재수술과 봉합을 동시에 하므로 큰 문제는 없다며 나를 안심시켰다.

신박사는 아이의 첫수술을 담당했던 신경외과 의사인데

처음에도 그랬지만 오만하지 않는 확신과 비굴하지 않는 겸손을 가진 태도로 나를 설득했다.

 

(재수술 과정)

-아이에게는 뼈 봉합수술이라고 속였다.

-재수술시간은 꼬박 12시간이나 걸렸고 결과는 좋았다.

-첫수술 때 처럼 아이는 다음날 일반병실로 옮길만큼 상태 양호했다.

-수술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전혀 없었음에 집도의사에게 감사했다.

-그동안의 철저한 항암식단 덕분에 아이의 회복은 첫수술 때보다 훨씬 빨랐다

-한 번 수술 경험이 있기에 회복기간동안의 영양섭취에 극을 달리는 최선을 했다.

 

아이의 회복이 마무리되면서 또 방사선치료 문제가 대두되었다.

방사선 치료에 대해 나만 반대일 뿐 주위는 전부 찬성쪽이었다.

수술담당 의사는 어떤 경우라도 방사선은 받아야 한다며 강권했고

후배 병원장도 이제 그만 고집피우고 현대의학의 치료를 믿으라고 했고

가장 강력한 우군이었던 아내마저도 내 판단을 의심하는 눈치를 보였다.

 

이 일기를 쓰면서 전에도 잠깐 언급했었지만

방사선과 약물치료의 “당위성과 위해성”에 대해서는 언급 않기로 한다.

의료계와 환자들 간에 극을 달리는 첨예한 쟁점사항인데다가

증거자료나 통계자료, 객관적인 분석치 등등이 서로 아전인수격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현대의학에서 밝혀낸 가장 확실한 발암인자 두가지는

바로 방사선과 항암제 뿐이라는 사실이 내게는 큰 의미로 왔을 뿐이다.

이 두가지의 선택여부는 아이의 발병이후 줄곧 나를 뒤흔들고 내동댕이 쳤다.

 

이런 내게 의료적 인간적 갈등을 아우르며 진솔하게 충고해준 전문가 두사람은

통합의학자인 신현*박사와 서울대병원 전공의 두분이었다.

신박사는 한때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항암제 개발 선봉에 앞장섰던 분인데

항암제의 한계성과 증암성을 절감하고 지금은 통합의학을 주도하고 계신 분이다.

병원 전공의는 아이와 자기조카가 나이 같다며 아이를 끔찍이 챙겨주던 분으로

학업진로와 사춘기의 정서, 학창시절의 갈등등에 대해 아이와 교감을 많이 나눴다.

 

공교롭게도 이 두 분의 의견마저 상반된 의견을 보여 나를 당혹케했다.

방사선스케줄과 항암약 목록을 꼼꼼하게 보신 신현* 박사는

자기 아들이 암에 걸렸다면 절대 받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씀을 하셨고

전공의는 자기 조카가 이 경우라면 무조건 받게 하겠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이런 갈등속에 빠져있을 때 막내동생이 지인 한 사람을 소개해줬다.

서울대를 나와 MIT 졸업후 MRI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활약하다가

뇌분야에 흥미를 느껴 하버드 의대를 다닌후 지금은 국내 굴지그룹의

생명공학팀에 스카웃되어 활약하고 계신 분에게서 조언을 받게 되었다.

아이의 모든 기록와 영상물을 참고해가며 장시간의 대화를 주고 받았는데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모든 병원 의사들과의 면담을 합한 수십배 이상의

시간과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면서 내게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이분의 의견은

-아이의 뇌종양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으니 겁 먹지 마라

-자연요법을 해서 더 커진게 아니니까 자책하지 마라

-봉합까지의 대기기간에 해당하는 정도 만큼만 커진 건데

  수술을 두 번했기에 지금부터는 더 빠르게 커질 가능성이 좀 높다.

-방사선치료를 권한다. 부작용 후유증을 잘 알지만 필요한 시점이다.

-반드시 풀코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아이가 힘들어 하면 즉시 중단해라.

-약물치료(항암제)는 가급적 하지 않도록 해라.

-방사선 받으면서 식이요법 정신요법 충실히 해라

  종양의 완전제거는 어떤 경우든 몸의 면역체계가 하는 것임을 잊지 마라.

 

이래서....방사선 치료를 받기로 결정하고 담당 의사“놈”과 면담을 했는데

이때 만난 의사 “놈”은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갑질과 오만의 결정체였다.

감정과 분노를 완전 삭제한 채 그날의 대화를 최대한 간략히 옮기자면 이렇다.

 

나 : 아이에게 하는 방사선기기의 특징과 효능을 알고 싶다

놈 : 그런 건 휴게실 팜플렛에 다 적혀 있다.

나 : 전뇌조사 다음에 국소조사로 한다던데... 전뇌방식 무척 힘들지 않은가

놈 : 그런 거 묻는 거 아니다, 묻는 사람 처음 본다.

나 : 협진의사말로는 방사선후 종양이 자라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놈 : 아버님께 권고한다. 이런데 오면 그냥 “잘 부탁합니다” 해야 한다.

 

충동살인이라는게 이래서 일어나는 구나 라는 것을 그때 처음 느꼈다.

만일에 아이가 아닌 내 몸뚱이의 병을 놓고 상담하다 이 따위 말 들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져도 크게 벌어졌음은 뭐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도대체 이따위 돼먹지도 않은 감정과 인격을 지닌 의사놈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환자와 간병인들이 상처를 입었을까리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아내나 아이가 아닌 나 혼자 이런 말을 듣기에 천만다행이라는 위안과

오냐 내 반드시 새끼를 고쳐서 네 놈에게 보여주마 라는 오기도 생겼다

 

(방사선 과정)

-아이에게 뇌종양임을 알려 줬고, 녀석은 그럴 줄 알았다고 담당히 답했다.

-조사방식은 전뇌방식후 국소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사선 치료기간 동안 아이는 단 한번의 신체적 정신적 이상증세 없었다.

  단, 머리카락이 뭉텅 빠질 때 보인 아이의 슬픈 눈빛을 마주보기 너무 힘들었다.

-방사선치료 기간 동안의 식이요법은 항암식단을 철저히 고수했다

-집 근처에 산이 있기에 틈만 나면 산속에 가서 가벼운 등산을 했다.

-단전호흡센터에 등록해서 기체조를 중심으로 매일매일 수련을 하도록 했다.

 

방사선 풀 코스를 마친 후 한달 후에 항암치료 스케줄이 있다고 했지만

나는 그 스케줄은 아예 접어둔 채로 또 다른 치유센터를 물색하기로 했다.

지난번 A 치유센터는 하루의 일정이 환자 스스로가 결정하는 스타일이었기에

질병, 체력, 연령, 운동종류, 운동강도등에 다라 변형이 가능한 장점이 있었다.

 

A 치유센터의 일정은 아침식사 전에 환자 전원이 함께 모여 준비운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환자 스스로가 체력과 시간을 안배하여 자율적으로 하기에

풍욕/냉온욕하는 사람, 체조하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낮잠자는 사람 제각각이다.

하지만 성인이 아닌 아이의 경우에는 내가 일일이 체크하고 조정해줘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와 소소한 의견 차이가 갈등으로 증폭되는 결과가 제법 있었고

자연속에서의 심신치유가 오히려 스트레스로 변질될까 노심초사했던 적이 많았다.

 

따라서 새로 물색하는 치유센터는

-반드시 일정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그 프로그램이 치유센터의 스탭 주관하에 진행되어야 하고

-프로그램의 단계는 기간 경과에 따라 레벨업 되어야 하는 곳을 위주로 검색했다.

 

여러군데를 선정해서 직접 다녀보고 상담도 나눈 끝에 결정한 곳은

충북에 소재한 B 치유원으로 내 고향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 뿐 아니라

예전에 이곳 근처 유원지에 놀러 왔던 적도 있었던터라 등잔밑이 어두움을 실감했다.

 

B 치유원은 중국의 기공을 항암치료에 접목해서 실시하는 곳으로

우리나라 대체요법중에서 그나마 신뢰를 받고 있는 몇군데 중의 한 곳이다.

이곳은 유독 뇌종양과 폐암 말기환자가 많이 오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호전사례가 제법 많아서 언론에서도 꽤 심도있게 취재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눈이 매섭게 날리던 날  B치유원에 견학차 도착한 아이는

낯선 환경과 시설 그리고 운동장에서 수련하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고 울상지었다.

처음의 A 치유센타는 그저 잠시 쉬다 올라가는 가벼운 발걸음이었는데

방사선치료 후 머리카락 다 빠진 상태에서 온  B치유원의 느낌은 달랐는지

아이는 방문시간 내내 그 활달했던 성격은 간데없이 무거운 질문을 던져댔다.

 

-왜 하필 이런 시골 숲속으로만 다녀야 하느냐고,

-학교도 못가는 내 인생은 앞으로 뭐가 되는 거냐고,

-여기서 저런 이상한 운동하면서 고칠 수 있는거냐고,

-만약에 여기서도 못 고치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거냐고,

-도대체 나는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되는 거냐고 ......

출처 : 암과 싸우는 사람들
글쓴이 : 이구아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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