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마음 고요히 고흔봄 길우에
오늘하로 하날을 우러르고 싶다.
새 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詩의가슴을 살프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얄게 흐르는
실비단 하날을 바라보고싶다
※ 1931년<시문학>에 발표된 시입니다.
시인이 29세 되는 해에 지은 시로 저는 군데더기 하나 없는 시어로 밝은 서정과 따뜻한 마음이 잘 나타나있는 시입니다.
고향 시골집 흙담 아래에 앉아서, 파아란 하늘과 햇살 받으며 ,실개천을 따라 졸졸 흐르는 물소리 듣는 한 낮을 눈감고 떠올려보세요. 햇살이 우리들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서 나도 모르는 사이 눈니 감기고 사르르 잠들 것 같습니다.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를 영랑의 마지막 시로 소개하고 다음에 소개할 시인은 누구의 어떤 詩가 될지 고민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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