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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00선] 4. 접동새 / 김소월

접동새 / 김소월 접동 접동 아우래비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뒷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산 옮아겨며 슬픠 웁니다 ※ 김소월은 우리나라의 전통적 정서를 서정시로 표현하였으며 이번에 소개하는 접동새는 구전되어 내려오는 우리민족의 이야기를 시로 표현하였습니다. 진두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슬피우는 접동새에 얽힌 가슴시린 전설과 남매의 정을 눈을 감고 그려보세요.

[시 100선] 3. 첫사랑 / 김소월

첫사랑 / 김소월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내가 만약 달이 된다면 지금 그 사람의 창가에도 아마 몇줄기는 내려지겠지​ 사랑하기 위하여 서로를 사랑하기 위하여 숲속의 외딴집 하나 거기 초록빛 위 구구구 비둘기 산다. 이제 막 장미가 시들고 다시 무슨 꽃이 피려한다.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산너머 갈매하늘이 호수에 가득 담기고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 김소월의 사랑의 감성이 묻어 있는 시입니다. 소월은 남성이지만 그의 시 내면에 풍겨나오는 우수와 여성적인 면은 어쩜 첫사랑의 아픈 경험과 기억을 잊지 못해서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그의 시는 황진이의 시조와 감성이 묘하게 교차됩니다. 우리의 첫사랑은 지금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것이라 믿고 행복을 빌어봅니다.

[시 100선] 2.진달래꽃 / 김소월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서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1902년에 태어나 1934년 우리 나이로 33세 짧은 생을 마감한 김소월 시인, 진달래꽃은 1922년 6월호 에 발표되었다가 1925년 발간된 시집 에 수록되었습니다. 21세경 지은 진달래꽃은 김소월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김소월은 19세에 등단하여 20대 중반까지 5~6년의 짧은 시간 동안 154편의 시를 남겼으며 특히 그는 우리민족의 한(恨)이 담긴 애한을 바탕에 둔 서정시의 천재입니다. 소월같이 절재된 시어와 언어에 담긴 함축을 덤덤한 시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