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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보살

지장보살 / 서창범 먼 옛날 옛적, 인도의 바라문 가문에 살았던 마음씨 고운 18세 소녀 방종과 믿음없이 살다 간 어머니 구원하려 부처님 찾아 먼 길을 떠나네 부모의 업장소멸 기원하며 고단히 가는 길 먹을 것 달라면 음식 내어 주고 입을 것 달라면 걸친 옷 벗어 주네 길 떠난 바라문 소녀 마지막 걸친 실오라기 하나마저도 보시하고 지옥문 닫고 마지막으로 나오겠다며 산채로 묻혀서 기도하네 ​먼 옛날 옛적, 이 땅의 가녀린 소녀들도 못난 애미 애비 살리려 지옥으로 끌려갔다네 옴 살바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옴 살바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옴 살바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비 내리는 불국사

비 내리는 불국사 / 서창범 소슬소슬 비 내리는 불국사 사람들 발걸음마저 그치고 천년을 마주 보며 서 있는 다보탑과 석가탑은 쓸쓸히 비를 맞고 있다 비를 뚫고 온 청춘남녀 한 쌍 두 손 꼭 잡고 탑 앞에 서서 사랑맹세 아름다워라 아뿔싸! 저 탑은 그 옛날 아사녀와 아사달의 가슴 아픈 전설이 서린 탑, 자신의 그림자조차 감춰버린 탑인데, 님들아 그 탑에서 사랑맹세하지 마라 불국사 주차장에는 내리던 비 그치고 조금 전 만났던 젊은 연인들도 집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다정히 기다리네 비 내리는 날, 그렇게 불국사에는 사람들이 혼자와서 물끄러미 탑을 보기도 하고 젊은 연인들이 탑 앞에서 사랑을 맹세하기도 하고 오늘도 그때처럼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계속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