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49

[시 100선] 1.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어쩌다 등단을 한 후 그동안 갈등한 부분은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였습니다. 이러한 고민의 가장 큰 이유에는 본디 축적된 내적 깊이가 얕아 금새 창작의 소재가 고갈되고 바닥이 난 탓이 큰 원인이겠지만 나를 알고 또 내가 쓰고 싶은 글의 방향을 찾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시」를 찾아서 고민하고 곱씹다보면 어쩌면 실마리를 찾지 않을까 하여 연재해 볼 생각입니다. 이 시는 1922년 1월호 에 발표되었다가 1925년 발간된 시집 에 수록되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시라는 것은 작가의 메시지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잠재되어..

고백

고백 / 서창범 친구들이, 나이 들어 웬 사랑 노래를 부르냐고 놀리지만 순수, 자연, 고결, 희생, 부끄러움 이런 단어들을 이젠 잃어버려 아직 나는 그런 시를 잘 쓰지 못한다 친구들이, 나이 들어 지긋지긋한 사랑은 그만 잊어라하지만 옛사랑을 그리워하는 것은 그 속에 친구들도, 청춘도, 사랑도 또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날 함께한 기―억―들 자신을 사랑함에 인색했던 시―절― 그때로 다시 돌아가 상처받은 우리들에게 위로와 사과를 하려는 이유이다 친구들이 나이 들어 이제 사랑 시는 그만 쓰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시를 쓰고 싶은 욕심에 오늘도 남아있는 기억과 그리움의 한―켠을 끄집어 내어 한줄한줄 시를 썼다지웠다한다

이별하지 마세요

이별하지 마세요 / 서창범 봄에는 이별하지 마세요 초록이 파릇파릇 피어나고 봄꽃 바람에 흩날리는 맑은 날 이별한 당신 슬픔 감출 곳 없어 더욱 슬퍼집니다 여름에는 이별하지 마세요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볕과 시원한 바닷바람 불어오는 백사장 파라솔 그늘아래에서 이별한 당신 다시는 해수욕장에 갈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가을에는 이별하지 마세요 파란 하늘과 고운 단풍으로 물들었던 낙엽 맞으며 가로수길 한가운데를 거닐며 이별한 당신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 뚝뚝 흘러내립니다 겨울에는 이별하지 마세요 앙상한 나뭇가지로 차디찬 바람 스쳐가고 가로등 불빛마저 쓸쓸한 겨울밤 골목길에서 이별한 당신 이제 별빛만 봐도 바람만 불어도 가슴 시립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제는 가슴 아픈 이별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