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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00선] 7. 무서운 시간/ 윤동주

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게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러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있소. 한번도 손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 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게요.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 나를 부르지도 마오. ※ 1941년 2월 7일에 윤동주 시인이 지은 시로, 시인은 자신의 원고에 시를 지은 날짜를 대부분 기록하였습니다. 은 윤동주 시인이 연희전문 졸업기념으로 출간하려한 19편의 시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 2연 「일을 마치고 내 죽는 날 아침에는 / 서럽지도 않은 가랑잎이 떨어질텐데......//나를 부르지도 마오.」 젊은 시인이 천명으로 생각한 일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스..

[시 100선] 6. 서시 / 윤동주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尹東柱)시인이 1941년 11월 20일에 창작하여 그의 유고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1948)의 첫머리에 수록되어 있는 시이다. 생전 윤동주 시인은 이 시집에 19편의 작품을 실고 77부만 한정으로 출판하려하였으나 당시 일제의 검열이 심하여 보류하였다가 이후 그가 죽고 난 후 그의 다른 작품과 함께 유고집으로 발간되었다. 먼저 소개한 김소월이 전통적 한과 서정을 시로 썼다면 윤동주는 식민지를 살아가는 근대적인 젊은이의 애한과 고민 그리고 부끄러움을 ..

[시 100선] 5. 개여울 / 김소월

개여울 /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이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요즘 시인의 시집 한권에서 마음에 다가오는 시를 여러 편 찾는 것이 나는 무척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우리의 이해력의 한계도 있지만 솔직히 고백한다면 가슴에 와닿는 시를 쓴다는게 어렵다는 이야기일 것이며 시집을 한,두편의 시로 내기에는 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