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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00선] 20.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 김영랑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마음 고요히 고흔봄 길우에 오늘하로 하날을 우러르고 싶다. 새 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詩의가슴을 살프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얄게 흐르는 실비단 하날을 바라보고싶다 ※ 1931년에 발표된 시입니다. 시인이 29세 되는 해에 지은 시로 저는 군데더기 하나 없는 시어로 밝은 서정과 따뜻한 마음이 잘 나타나있는 시입니다. 고향 시골집 흙담 아래에 앉아서, 파아란 하늘과 햇살 받으며 ,실개천을 따라 졸졸 흐르는 물소리 듣는 한 낮을 눈감고 떠올려보세요. 햇살이 우리들의 마음을 포근히 감싸서 나도 모르는 사이 눈니 감기고 사르르 잠들 것 같습니다. 를 영랑의 마지막 시로 소개하고 다음에 소개할 시인은 누구의 ..

[시 100선] 19. 수풀 아래 작은 샘 / 김영랑

수풀 아래 작은 샘 / 김영랑 수풀 아래 작은 샘 언제나 흰 구름 떠가는 높은 하늘만 내어다보는 수풀 속의 맑은 샘 넓은 하늘의 수만 별을 그대로 총총 가슴에 박은 샘 두레박이 쏟아져 동이 가를 깨지는 찬란한 떼별의 흩는 소리 얽혀져 잠긴 구슬 손결이 웬 별나라 휘흔들어 버리어도 맑은 샘 해도 저물녘 그대 종종걸음 훤 듯 다녀갈 뿐 샘은 외로워도 그 밤 또 그대 날과 샘과 셋이 도른도른 무슨 그런 향그런 이야기 날을 새웠나 샘은 애끈한 젊은 꿈 이제도 그저 지녔으리 이 밤 내 혼자 나려가 볼거나 나려가 볼거나 ※ 중앙문화사에서 발간한 영랑시선(1949)에 수록된 시입니다. 1949년은 6.25전쟁이 발발하기 1년전이며 또한 시인이 운명을 달리하기 1년전으로 은 그의 마지막 시집이 됩니다. 을 감상하면 영..

[시 100선] 18. 북 / 김영랑

북 / 김영랑 자네 소리 하게 내 북을 잡지 진양조 중머리 중중머리 엇머리 자진머리 휘몰아보아 이렇게 숨결이 꼭 마저사만 이룬 일이란 인생에 흔치 않어 어려운 일 시원한 일 소리를 떠나서야 북은 오직 가죽일 뿐 헛 때리면 만갑(萬甲)이도 숨을 고쳐 쉴밖에 장단(長短)을 친다는 말이 모자라오 연창(演唱)을 살리는 반주쯤은 지나고 북은 오히려 컨닥타 - 요 떠받는 명고(名鼓)인데 잔가락을 온통 잊으오 떡 궁! 동중정(動中靜)이오 소란 속에 고요 있어 인생이 가을 같이 익어 가오 자네 소리 하게 내 북을 치지 ※ 김영랑이란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 나는 이름만으로 그가 여류작가라고 생각했는데 그의 시를 읽다보면 남성적인 힘이 느껴집니다. 영랑은 대부분 시의 제목을 붙이지 않았고 이번에 소개하는 이란 시도 가제이며..